심리학이란 “인간의 행동과 정신 과정, 영혼에 대한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접근방법이 매우 다양하여 조금씩 그 정의의 폭을 달리할 수 있겠으나 근대의 심리학 이후에서는 적어도 '행동에 대한 과학'이라는 협의의 정의를 가진다.
인간이 관계된 모든 분야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관한 연구인 심리학의 학문적 뒷받침이 요구되기 때문에 심리학의 연구와 발전은 참으로 많은 분야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 사회가 고도화되어가면서 인간의 삶에 관계된 문제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이러한 문제에는 인간의 특징들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인간의 행동과 심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은 앞으로의 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더해갈 것이다.
심리학은 연구 분야에 따라 크게 심리학의 기초 원리와 이론을 다루는 '기초심리학'과 이러한 원리와 이론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응용심리학'으로 나누어지며, 현재 2022년을 기준으로 한국 심리학학회에 따르면, 디지털, 임상, 상담, 산업 및 조직, 사회 및 성격, 발달, 인지 및 생물, 문화 및 사회문제, 건강, 여성, 소비자 광고, 학교, 법, 중독, 코칭, 심리학측정평가까지 총 15개 분과가 있다.
'기초심리학'은 기초적 지식과 심리적 기제를 실험을 통해 연구하는 과학자형 모델로 심리학의 학문적 바탕의 확립을 목표로 한다. 주로 인지 심리학, 발달 심리학, 학습 심리학, 생리 심리학, 신경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이 포함되며 과학적 구성 개념을 전제로 하는 통계 심리, 심리학측정 등의 수학적 접근 또한 포함된다.
'응용심리학'은 심리학의 적용 방법과 원리를 연구하는 전문가형 모델로 심리학의 방법과 결과를 실제 생활이나 문제에 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으로 임상 심리학, 산업 심리학, 교육 심리학, 범죄 심리학, 법 심리학, 여성 심리학, 건강 심리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심리학도 타 사회과학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양적 연구 방법과 질적연구방법,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다. 양적 연구 방법은 주로 전공자들에 의해, 질적 연구 방법은 주로 임상가들에 의해 많이 사용되지만 두 가지를 혼용하는 경우도 많다.
양적 연구 방법은 연구 대상의 특성을 수치화, 계량화하기 용이한 경우에 주로 사용되는데, 이는 통계학의 지식을 이용하여 연구 대상의 특성을 기술하고, 예측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며 가장 큰 강점은 일반화하기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주로 사용되는 양적 연구방법론으로 다층 모형, 구조방정식 모형, 문항 반응 이론, 요인 분석, 경로분석 등이 있다.
질적 연구 방법은 양적 연구 방법과는 다르게 소수의 사례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며, 임상가들이 주로 사용한다. 이는 상담이나 질문지 작성 등의 방법을 사용하며 연구 대상이나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를 깊이 있고 심도 있게 기술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방법이 갖는 과학성은 심리학을 경험과학답게 만들어 준다.
심리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철학과의 경계가 모호했을 뿐 심리학적인 사색 활동의 증거가 남아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은 인식론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고, 이는 르네상스 이후 스피노자, 데카르트 등으로 이어진다. 근대의 심리학이 철학에서 독립해 나온 것은 흔히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의 심리학자 빌헬름 분트가 처음으로 심리학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 개념의 정신물리 실험실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분트는 자신을 심리학자로 부르며, 심리학 교과서까지 출판한 최초의 인물로 '내성법'을 주장하였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그 당시 심리학에서 다루는 주요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심리학의 원리]라는 책을 저술하였으며, 독일의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기억에 대한 선구적인 실험을 수행하였다. 또한 유명한 고전적 조건형성 실험을 통해 학습 과정을 연구한 러시아의 이반 파블로프도 초기의 심리학에 공헌한 인물로 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프로이트는 1890년대 정신분석학이라는 독자적인 심리학 영역을 구축하며, 인간의 행동을 자아와 초자아, 무의식과 의식이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초기 프로이트는 인간 행동의 기반을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를, 2차 세계 대전을 경험한 후에는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라는 개념을 제창하였다. 그의 정신분석이 심리학에 기여한 가장 큰 부분은 '무의식'의 발견이다. 프로이트 이후 직접, 간접적으로 그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정신 분석가들이 배출되었고, 대표적으로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융, '개인심리학'을 창시한 아들러 등이 있다. 정신분석학은 그 이론 자체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들과 문제점 등으로 현대 심리학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고, 주로 임상가들에 의해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뒤이어 1910년에서 1912년의 기간 동안 형태주의 심리학(게슈탈트 심리학)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창립에는 철학자 에렌펠스, 칼 슈툼프, 물리학자인 마흐 이렇게 세 사람이 큰 영향을 끼쳤다. 에렌펠스는 특정한 경험의 질은 감각 요소 이상임을 주장하였고, 슈툼프는 숙달된 청자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적합한 음악적 관찰자임을 주장하였다. 마흐는 특정한 공간과 형태는 더 기본적인 요소로 환원될 수 없음을 주장하였다. 이후의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은 이들의 영향 아래 성장하였고, 베르트하이머는 가현운동에 주목하여 실제로는 없었지만 지각된 움직임을 '파이 운동'이라고 부르며, 라는 논문에서 일상적인 지각 현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부분 과정 자체가 전체의 고유한 성질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결론의 이 연구는 게슈탈트 심리학의 문을 연 연구로 평가받는다. 베르트하이머의 피험자였던 코프카는 게슈탈트 심리학을 미국으로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콜러는 게슈탈트 이론이 보급되도록 힘썼다. 이들은 게슈탈트 현상이 어떠한 원리로 조직되는지 연구하여, 게슈탈트 체제화 원리라는 이름을 붙여 발표했다.
사회심리, 발달심리 등의 분야에서 여러 업적을 남기며 특히 사회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레빈(Lewin)은 본래 행동주의 학파에 몸담고 있다가 후에 슈툼프에게서 박사논문 지도를 받으며 게슈탈트 심리학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이론인 장 이론(field theory)은 생활공간이라는 개념을 핵심으로 하며, 이에 따르면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환경과 사람 모두'이며 인간의 행동은 개인의 심리적 환경이 어떻게 기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을 완전히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심리적 장 혹은 생활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1920년대를 전후해서 20세기 초에는 손다이크, 왓슨, 톨먼, 스키너 등에 의해 행동주의 심리학이 창시되었다. 이들은 동물을 이용하여 학습 과정을 연구하였고, 동물의 학습이 환경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하였다. 자극-반응 이론은 전 세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교육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그들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인 '검증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던 것에 맞추어 심리학 연구에서도 '검증할 수 있는 것'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심리학의 과학화에 큰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검증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에 심적, 내적 과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며 추후 인지심리학 등에 주된 패러다임의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1950년대 사르트르, 키르케고르 등이 주창한 실존주의의 영향으로 인본주의 심리학이 주창되었다. 이는 행동이나 언어 등 겉으로 나타나는 것들을 관찰로 얻은 정보로 인간의 감정이나 성격을 확신하여 규명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연구 방법과 인간의 초기 경험이 행동을 일으킨다는 정신분석학의 결정론적 입장에 대한 반박으로 나타난 것으로, 인간의 자유 의지와 자기실현에 초점을 두고 그에 대한 욕구를 강조하는 심리학으로 인간을 각자의 실존적 경험과 주관적 감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능동적인 존재로 규정했다. 주요 심리학자로 욕구 이론을 주창한 매슬로, 전체적 인지를 중시한 장이론의 게슈탈트 심리학을 주창한 펄스, 인간중심의 심리치료를 주창한 로저스 등이 있다.
20세기 후반(1960년대 이후)에 일어난 '인지 혁명'은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그 당시를 지배하던 행동주의 심리학은 인간을 단순히 자극-반응의 체계로 보며 관찰하고 측정이 가능한 것만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심적, 내적 과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엄 촘스키는 심리학의 연구 대상은 인간의 내적 심리 과정이어야 함을 주장하며 행동주의 심리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인지 심리학은 행동주의 심리학과 달리 내적인 심리 과정을 중요시하며 인간의 심리 과정을 컴퓨터의 정보처리 과정에 비유하여 이해하는데, 이는 언어학, 컴퓨터과학, 철학, 신경과학 등의 인접 학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지심리학은 인간 정보처리론이라고 불리며, 현대적으로는 "감각 정보를 변형하고, 단순화하며, 정교화하고, 저장하며, 인출하고 활용하는 등 모든 정신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된다. 현재까지도 인접 학문과 협력하여 인간의 인지과정에 대해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다학제적인 성격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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